화사의 ‘굿굿바이(Good Goodbye)’가 공감받는 이유

이별의 완성은 이해가 아니라 자기 인식이다

이지예 기자

leessm7@gmail.com | 2025-12-30 23:11:41

▲ 가수 화사(HWASA)의 Good Goodbye 앨범 커버

 

최근 화사의 노래 〈굿굿바이〉가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. 이 노래가 특별한 이유는 이별을 극적으로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. 울부짖지도, 상대를 탓하지도 않는다. 대신 노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.

마치 “여기까지였구나”라고 말하듯.

 

이 담담함은 차가움이 아니다. 오히려 이별을 충분히 겪어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온도에 가깝다.

관계가 끝나는 순간은 생각보다 명확하지 않다. 대부분의 관계는 싸움이나 사건이 아니라 마음의 이동으로 먼저 끝난다. 말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, 행동은 더 이상 같은 방향을 향하지 않을 때 마음은 조용히 짐을 싸기 시작한다.

 

많은 관계에서 문제는 ‘사랑의 유무’가 아니다. 말과 행동이 얼마나 같은 선상에 있는가의 문제다. “너 자신을 사랑하라”는 말은 옳지만, 그 말을 하는 사람이 자신의 삶에서 실천하지 못할 때 그 언어는 위로가 아니라 공허함이 된다.

 

화사의 ‘굿굿바이’가 공감을 얻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. 이 노래 속 이별은 갑작스럽지 않다. 기다릴 만큼 기다렸고, 설명할 만큼 설명했으며, 울 만큼 울어본 뒤에야 비로소 도착한 작별이다.

 

그래서 이별은 더 이상 질문을 남기지 않는다. 왜 그랬는지, 무엇이 부족했는지 묻지 않는다. 변하면 달라질 수 있었을까 상상하지도 않는다. 그저 말이 아닌 그동안의 행동을 정리해 받아들일 뿐이다.

 

‘굿굿바이’라는 말은 그래서 쿨해 보이는 것이 아니다. 그 말 속에는 “이제 더 이상 나를 속이지 않겠다”는조용한 자기 존중이 담겨 있다.

 

▲ Good Goodbye 뮤직비디오 속 한 장면

 

이별의 완성은 상대를 이해하는 데 있지 않다. 그 관계 안에서의 나 자신을 정확히 보는 데 있다. 그리고 그 지점에 도달했을 때, 사람은 더 이상 울지 않는다. 화사의 노래가 끝날 때 남는 감정처럼, 이별은 그렇게 조용히 마무리된다.

 

굿굿바이.

이 말은 누군가에게가 아니라, 그 관계 안에서 끝까지 애썼던 과거의 나에게 건네는 인사일지도 모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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